1. 범죄와의 전쟁 (10.13 특별선언)
범죄와의 전쟁은 노태우 전대통령 시절 1990년 10월 13일 특별선언을 통해 범죄와 폭력에 전쟁을 선포한 사건으로, 10.13 특별선언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허구이지만, 역사적 배경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저는 우리의 공동체를 파괴하는 범죄와 폭력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고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동원해서 이를 소탕해나갈 것입니다. 둘째는 민주사회의 기틀을 위협하는 불법과 무질서를 추방할 것입니다. 셋째는 과소비와 투기 또 퇴폐와 향락을 바로 잡아 일하는 사회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 당시 대통령 노태우
선언의 주요 내용은, 범죄와 폭력에 대한 전쟁선포, 민주사회 기틀을 위협하는 불법행위와 무질서 추방, 건전한 사회 확립등 이었습니다. 그 결과 5대 강력범죄(살인, 강도, 절도, 폭력, 성폭행) 발생률이 감소했는데, 특히 폭력조직 단체 활동이 크게 줄었습니다. 그러나 이 특별법은 대게 수사 편의주의에 입각한 경우가 많아 국민 기본권 침해가 우려되었고, 억울한 피의자를 양산할 가능성도 제기되어 사회 각계각층의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실제로 1991년 4월 26일 명지대 1학년이던 강경대 학생이 경찰 쇠파이프에 맞아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 특별법이 나오게 된 이면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990년 10월 4일 국군보안사령부 소속의 윤석양 이병이 민간인 사찰에 관련하여 폭로한 사건이 있었고, 그 주된 내용은 반정부인사 목록을 만들어 청명(淸明) 대상에 올린 뒤 감시하다가 비상계엄이 선포되는 디데이에 전원 검거한다는 ‘청명계획’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10.13 특별법으로 인하여 폭력조직 단체들이 와해되고, 범죄율을 감소시켰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겠지만, 결국 청명계획에 대한 이슈와 국민적 관심을 다른 이슈로 돌린점에 대해 범죄와의 전쟁은 검찰의 수사 실적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정책이라는 일부의 평가도 있습니다. 결국 노태우 정권은 청명계획에 대한 의혹을 매듭짓지 못한채, 사람들의 증오 본능을 일깨우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셈입니다. 강력범죄라는 절대 악 앞에서 국민들은 하나가 되어 분노했고, 이 영화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재구성된 영화입니다.
2. 영화 줄거리 (영화내용 스포 있습니다.)
부산항에서 일하는 세관원 최익현은 밀수 및 뒷돈 거래 등으로 불법적인 이윤을 챙기던 전형적인 비리 공무원입니다. 그러던 중 한 피해자의 고발로 인해 처벌 받을 위기에 처하자, 동료들과 상사 조계장은 부양가족이 가장 적은 익현에게 총대를 매게 하여 그는 해고 당할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하루는 동료 장주임과 함께 항구에 야간 근무를 하다가, 수상한 사람 둘이 컨테이너 박스를 몰래 따고 들어가려고 하는 것을 발견하고는 몸싸움을 하다 최익현은 손을 다칩니다. 그들은 도망가고 그들이 훔쳐가려 했던 물건이 무엇인지 확인해보니 컨테이너 안에서 히로뽕 10kg이 발견됩니다. 익현은 장주임을 설득해 장주임이 알고있는 조폭에게 히로뽕을 넘기고 돈을 챙기기로 합니다. 그 조폭은 바로 부산 최대의 조직폭력배 보스인 최형배, 알고보니 최익현과 같은 본관에 같은 파 사람으로, 먼 친척관계입니다. 이때부터 인연이 되어 익현은 건달 세계에 발을 들여 건달은 아니지만 일반인도 아닌 반달로 살아가며, 형배와 엮이게 됩니다. 형배의 전투력과 조직력, 재력과 익현의 인맥과 정치력으로 본격적인 동업을 시작하며, 카지노 및 관광 호텔의 수익으로 이윤을 남기며 잘 나가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익현은 평소에 알고 지내던 나이트 사장 허삼식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삼식은 익현에게 주위에 아는 조폭이 있으면 소개해달라며 어려움을 하소연 합니다. 나이트의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여사장과 그와 내연 관계인 김판호 조직폭력 세력이 폭리를 취하며 많은 이윤을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익현은 나이트의 이윤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고, 이 일에 형배를 끌어들입니다. 그러나 형배는 조폭 세계에도 룰이 있다며, 명분이 없이는 불가 하다고 합니다. 그러자 익현은 머리를 굴려 명분을 만들고는 형배와 함께 나이트를 장악하게 됩니다. 그렇게 둘은 더욱 견고한 사이의 사업파트너로 자리잡아갑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시간이 지날수록 익현은 형배의 위상을 자꾸 넘나들며 행동하고 형배와 익현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커지기 시작합니다. 나이트를 감독하던 익현의 매제 김서방은 연예인 섭외 문제로 형배의 부하 창우와 갈등을 빚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익현이 창우를 몰아세우게 되고, 이것이 사건이 되어 익현과 형배는 점점더 갈등이 고조됩니다. 자기 식구를 혼낼 때는 자신에게 먼저 말을하라며 분명히 선을 긋습니다. 그러다가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나는데, 바로 형배와 판호 조직 내의 갈등 사이에 익현이 끼어들어 사건을 해결하려고하는 과정 중 익현이 판호 앞에서 형배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 익현을 감시하던 형배의 조직원을 통해 이 일들은 형배에게 보고되고, 그 즈음 형배가 판호의 폭력 조직원에 의해 습격을 받아 죽을 위기를 넘어가는 일까지 겹치게 되면서, 형배는 판호와 쿵짝하여 자신을 배신했다고 여긴 익현과 등을지고 부하들을 시켜 익현을 야산에 끌고가 무자비하게 때리고 모욕을 줍니다. 다시는 이바닥에 발 붙이지 말라는 경고인 셈입니다.
익현은 형배에게 약간의 돈을 보상 받기는 했지만, 자신이 그동안 들인 노력에 대한 댓가가 이정도인가에 대한 회의감과 억울함이 올라왔는지, 형배의 경고를 무시하고 이후 판호와 진짜 손을 잡아버리게 됩니다. 사업상 익현의 인맥이 필요했던 판호도 익현에게 손을 내민 것. 그런데 1990년 10월 정부의 특별법으로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었고, 전국의 조직 폭력배들의 수배 및 강력한 체포 소탕령에 부산 폭력배 세력들이 상당한 피해를 보게 됩니다. 검찰의 대대적인 검거 작전으로 판호와 형배 조직의 부하들까지도 잡혀가는 등 조직은 와해되어 버리고, 익현 역시 휘말리며 처벌 위기에 처합니다. 그러나 익현은 자신의 인맥을 총 동원하여 자신은 조폭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 애씁니다. 자신을 잡아넣은 조검사와도 친한 인맥을 동원하여 자리를 주선하는 등 수사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갖은 수를 써 봅니다. 하지만 조검사는 철저한 수사를 벌이며 익현과 판호의 연계를 밝혀냈고 결국 판호와 익현은 검찰에 검거됩니다.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되자, 익현은 조검사에게 제안을 하나 합니다. 자신을 불구속으로 풀어주면 아직 구속되지 못한 조폭의 두목인 형배까지도 체포할 수 있게 협조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숨어지내던 형배는 불구속으로 풀려난 익현이 수를 써서 자신을 제거하려는 수작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익현을 붙잡아 옵니다. 그러나 익현은 울며 사정하며 필사적으로 둘러대며 자신 역시 검사 비위를 맞춰주려고 둘러댄거라고 항변합니다. 자신도 가족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뜰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형배에게 위조 여권과 배편을 알아봐줄테니 일본으로 피해있으라는 거래를 제안합니다. 형배는 자신 역시 위기에 처해있기에 그 제안을 받아들이며 익현을 한번 더 믿어주기로 합니다. 디데이가 되어 둘은 형배의 비밀 아지트에서 만나 위조 여권을 들고 출발했고, 이미 잠복해있던 검사와 경찰들은 그들을 포위하여 결국 형배 마저 잡히게 됩니다. 그러나 익현은 이번에도 무혐의로 풀려나게 되고.. 그 후 20여년이 지난 2012년. 익현은 부산에서 유명한 재력가가 되었고, 익현의 아들은 유망한 검사가 되어 최후의 승리자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3. 느낀점 및 총평
영화를 보면서 '돈'이 무엇이길래 사람이 이렇게 비참해질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익현이 맨처음 히로뽕을 발견하고 그것으로 돈을 벌 생각에 형배와 손을 잡게 된 선택을 한 것도, 익현과 형배가 서로 파트너십을 이루며 사업을 확장하였던 동력도, 익현이 조폭과 관련되어 수많은 범죄와 악행을 저질렀음에도 인맥을 통해서 빠져나올 수 있는 이유 등, 이 모든 것 중심에는 돈이 자리잡아 있고, 그 본질 안에는 인간의 욕심과 욕망이 자리잡아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여 조폭들을 검거한 검찰들 마저, 결국 승진하여 높은 자리로 올라가면서 이러한 욕심과 욕망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줍니다.
영화와 같이 과장된 설정이 아닌 현재 우리의 삶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이러한 인간의 탐욕과 탐심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충분히 있는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잘 먹고 잘사는 삶이 중요한 것일까, 내가 옳다 여기는 상황 속에서 나 또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가, 어떤 직위와 모습으로 살아가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삶의 방향과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느냐가 정말 중요하지 않을까 등등 여러가지 생각들을 해보게 되는 시간입니다.
이 영화는 유명한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명대사들도 많이 남겼습니다. 내용 특성상 폭력적이고 잔인한 장면들이 있는데, 이런 장르의 영화들의 특성상 상업성을 띠고 있기에 어쩔 수 없다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들을 좋아하지 않아서 이런 부분들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영화 내용이나 주인공들의 연기는 흥미있고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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