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1997년 외환위기 요인은 다양하게 나눠볼 수 있습니다. 크게 대외적 요인과 대내적 요인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 먼저 대외적으로는 97년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하게 됩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및 홍콩, 라오스, 말레이시아, 필리핀, 몽골, 캄보디아, 마카오 등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경기침체에 시달리면서 한국 역시 그 영향을 받게 되었는데, 이러한 아시아 외환위기는 외국 투자자들의 급격한 유출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한편 대내적으로는 정부주도의 경제개발, 관치금융, 재벌체제 등이 위기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외환위기 사태 발생 직전까지 김영삼 정부의 금융정책으로 인해 각 기업들은 무분별한 차입에 의존하며 과잉투자를 벌이는 상황이었습니다. 기업들은 정부를 믿고 부채를 안아가면서도 무리한 투자를 했고, 계열사들을 늘리는 등 규모를 키워나갔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문제 없을 때에는 차환(대출연장)이 됐지만, 위기 조짐이 보이자 외국 금융사들은 자금을 급히 회수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김영삼 정부는 최소한 군사 독재 시절보다는 경제적으로 뒤쳐져서는 안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어, 정치체제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내실없는 이미지 메이킹에 몰두하였습니다. 국민소득 1만달러를 유지하기 위해 환율시장에 개입하여 수시로 다량의 외화를 방출하였는데, 이는 외환보유액을 허비하고 마는 절체절명의 실수였습니다. 이러한 아시아의 연쇄적 외환위기 속 대한민국 정부의 외환관리정책의 미숙과 실패가 IMF환란의 직접적인 원인을 일으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러한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였고, 1997년 12월 3일 IMF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로 결정하는 각서를 체결하였습니다. 이 시기는 1997년 말부터 2001년 8월까지 약 4년간 지속되었으며, 98년 2월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이후, IMF가 요구하는 경제체제를 수용하고 그 요구에 따라 대대적인 국가 경제 구조조정을 시작했습니다. 이 때 구조조정으로 많은 실직자들이 생기고, 고금리 정책과 금융 구조조정으로 많은 기업들이 파산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나 다른 대안이 없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IMF의 요구대로 실행을 결정하였고, 이후 98년 12월 18억달러를 상환한 것을 계기로 대한민국은 금융 위기로부터 서서히 빠져나가게 됩니다. 2000년 12월 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제 통화 기금의 모든 차관을 상환하였고, 우리나라가 IMF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라고 공식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2001년 8월 23일 대한민국에 대한 IMF 관리 체제가 공식 종료되었습니다.
이처럼 IMF 외환위기는 우리나라의 경제 뿐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큰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정부주도의 관치금융(정부가 금융을 지배하는 것) 이 사라지게 되고, 기업의 사업 방향성도 규모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바뀌게 되었으며, 외국 자본이 국내에 대거 진출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반면 IMF가 요구하는 경제체제를 수용하고 그 요구에 따라 대대적인 경제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노동자의 임금 삭감 뿐만 아니라 정리해고제가 도입되고, 많은 기업들이 부도를 맞게 되면서 엄청나게 많은 실직자들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경제 침체로 모든 국민들이 큰 고통을 겪어내야 했고 이 시기에 생활비관, 가정불화, 빈곤, 사업실패 등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살률은 전년대비 36.7%가 증가하는 등 대한민국 온국민이 다같이 몸살을 앓아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큰 고난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은 이 시기에 엄청난 희생정신과 국민성을 보여주며,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는데 바로 자신이 소유하던 금을 나라에 자발적으로 내놓으며 금모으기 운동을 실천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외환 부채가 304억에 달했는데, 약 351만명의 국민들이 이 운동에 참여하면서 18억달러 어치의 227톤의 금이 모였고, 이는 국채 상환 예정시기보다 3년이나 앞당기게 하는데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배경을 바탕으로, 가상의 인물 및 사건을 허구로 재구성하여 '국가 부도 일주일' 동안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2. 영화 줄거리 (영화 내용 스포있습니다.)
영화는 한국 경제 발전의 변천사를 실제 미디어를 통해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1997년 11월 5일 미국 월가, 모건스탠리본사의 어느 사원의 컴퓨터 모니터에 '미국의 모든 투자자들은 한국을 탈출하라 지금당장' 이라는 메세지와 함께 투자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내용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모두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가운데, 한국은행 총장(권해효)은 한시현(김혜수) 팀장이 올린 보고서를 보고는 긴급히 한시현 팀장을 소환합니다. 한편 신입사원 야유회 인솔을 마친 금융맨 윤정학(유아인)은 미국 투자자의 투자 회수 소식을 듣게되고 그와 통화하려고 하는데 통화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끊어집니다. 동시에 버스 라디오에서 들려온 경제침체로 인한 부도를 맞게된 이웃들의 사연.. 낙관적인 한국경제에 대해 보도하는 뉴스와는 달리 현제 일어나고 있는 이 상황들.. 뭔가 직감적으로 이상하다는 것을 여깁니다.
한국은행 총장과 한수현 팀장은 경제부 수석을 만나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재정국 차관(조우진)과 금융실장 앞에서 브리핑을 하는데.. 재정국 차관은 수현을 무시하는 태도로 대수롭지 않다는 등의 뉘앙스를 풍기며 전형적인 무능력한 관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수현은 이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철수 상황과 함께 실질적 외환보유액이 90억달러 미만이라는 사실을 발표하고,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이 일주일을 발표합니다. 이들은 바로 청와대로 달려가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한뒤,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위한 대책팀 사무실이 만들어집니다. 위기를 국민에게 최대한 빨리 알려야 한다는 한수현 팀장과 쓸떼없는 혼란을 막고 시간을 버텨야 한다는 재정국 차관. 대선을 앞두고 야당에게 괜한 틈을 보여서는 안된다며 정치적 이익만을 내세웁니다. 그리고 이상황을 비공개로 가져가겠다고 결정한 경제수석.
한편 그릇공장 사장 갑수(허준호)는 미도파 백화점 에서 5억짜리 계약건을 따게 되고, 현금이 아닌 어음으로 거래를 한다는 점에서 처음에는 고민했으나 친구의 설득과 함께 별일 없을거라는 마음으로 계약서에 서명을 하게 됩니다. 뉴스에서는 여전히 낙관적인 경제 상황에 대해서만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부도 상황 대책팀은 재정국 실무자들을 설득할 증거를 찾으러 조사하러 다닙니다. 시중 은행과 기업 긴급점검에 들어간 것. 그러면서 기업은 수익성 없는 사업에 무리하여 돈을 들이고, 은행은 심사 없이 대출해주고, 정치권은 로비 받고, 감독원은 감독업무를 소홀히 하는 상황들을 보게 됩니다.
정학은 나라가 파산할 것이라는 직감을 믿고, 퇴사를 결정했는데, 퇴사 후 작은 투자회사를 차려 투자자들을 모아 자신에게 투자할 사람들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들 앞에서 한국 경제가 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다양한 위기의 증거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아무 발표조차 없는 것을 어필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정부의 무능함에 투자하겠다며 자신에게 투자하라고 설득하지만.. 모두 정학의 말을 믿지 못하고 떠납니다. 남은 사람은 두명뿐, 노신사 한명과 오렌지족 청년 한명. 이 국가적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했던 정학은 환율이 미친듯이 오를 것을 예상하고, 달러부터 매입하고 주식이 폭락하고 환율이 오를 경우 돈을 버는 풀옵션을 만들자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이 세사람은 은행들을 돌며 10억의 한화를 달러로 매입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후 11월 중순즈음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매 및 주가 폭락, 외환시장 거래 중단 등 환율 폭등에 대한 뉴스가 연일 나옵니다. 재정국에서는 이런 상황에도 일시적인 혼란상황일뿐 절대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발표합니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속에서 기뻐하며 쾌재를 부르는 사람들은 정학과 그 무리들뿐. 갑수는 미도파 백화점의 부도 소식을 듣고, 백화점 관계자를 만나러 사무실에 가보지만, 이미 문은 닫혀있고 어음을 받은 수많은 계약자들만 남아있습니다. 미도파 백화점 이후에도 연이어 수많은 기업들이 부도에 이르게 되고, 금융권 역시 부도를 맞게 됩니다. 이로 인해 자살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게 되는데.. 국가 부도 사태를 두고 각 사람들이 보여주는 반응들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 와중에 정학은 이후 시중에 아파트들이 헐값으로 나올것을 예측하고 매물들을 사들이기로 결심합니다.
이 상황을 놓고 대책팀은 회의를 시작합니다. 재정국 차관은 IMF 구제금융을 제안합니다. 그러나 그 위험성을 경계하며 한수현 팀장은 반대하는데.. 재정국 차관은 그런 수현에게 '여자는 중요한 순간에 감정적으로 일을 그르친다' 라는 발언을 해가며 수현을 또다시 무시하는 태도로 말합니다. 그는 돈 중심의 기회주의자로, 이 기회로 돈 있는 자들 중심의 세상을 만들려 합니다. 중소기업과 서민보다는 대기업과 정권의 이익을 지키키에 급급한 것입니다. 그러나 경제부 수석은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IMF는 아니라며 다른 대안을 찾아보자고 결정을 내린 후 회의는 끝이 납니다.
부도를 막기위해 집까지 팔기로 결정한 갑수. 뉴스에서는 국민들의 외화사용을 보도하며 이 상황에 이르게 된 이유가 국민들의 과소비라는 프레임으로 보도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수현이 신문을 보는 장면을 통해 경제부 수석 교체 소식을 전하고, 국가부도 대책팀과 재정부 차관의 갈등은 점점 고조됩니다. 새로 취임한 경제부 수석은 대책팀을 IMF 협상팀으로 전환시키고, IMF 구제금융 결정을 발표합니다.
IMF 총재가 한국에 방문하게 되고, 그들은 비공개하에 협상을 이룹니다. 결정을 내린 이후에도 정부측에서는 IMF 와의 협상을 부인하며 기자들에게 거짓 발표를 하게 되고,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정학은 정부의 뉴스가 아닌 자신의 감을 믿습니다. 한편 급전이 필요한 상황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헐값에라도 집을 내놓아 팔려고 하는데.. 갑수는 직원들에게 밀린 월급 주기도 급급한 상황 가운데, 생각보다 집을 헐값으로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속상하지만 집을 내놓습니다. 갑수 친구 역시 가족들에게 보증을 받아 돈을 마련하고, 밀린 대금을 갚아보려 합니다.
11월 20일 IMF 총재와의 비공식 협상 회의를 시작으로 다음날 정부는 공식으로 IMF 구제금융을 발표하게 됩니다. 사실상의 국가부도를 인정한 후 수많은 금융사들의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기업들은 계속해서 부도에 이르게 됩니다. 두번째 회의에서 IMF 총재는 11개 금융권 영업정지 및 부도신청, 금리 인상, 자본시장 개방, 외국기업과의 합병 등을 요구합니다. 불평등한 조약을 요구하는 상황 가운데 IMF와 배후 미국과의 연관성을 알게된 수현. 회의에서 이 협상에 대해 반대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한편 거래처들의 연이은 부도와 폐업으로 갑수친구는 감옥에 투옥되고, 갑수는 전의를 상실합니다.. 반면 정학과 그 무리들은 동상이몽을 꿈꾸며 점점 욕심으로 인간성을 잃게 됩니다. 한수현 팀장은 기자들을 모아놓고 비공식적으로 한국경제 상황과 정부의 비리에 대해 폭로하지만, 언론 통제로 신문사에서는 이 상황이 기사화 되지 않았고, 정부는 12월 3일 IMF 와의 정식 체결을 발표합니다. 이후 구조조정과 정리해고가 이루어지는 뉴스와 함께 점점 절망적인 상황속에 갑수는 술에 취해 베란다에서 떨어져 자살을 시도하지만, 아이의 인기척에 시도를 멈추고 좌절하며 통곡합니다.
한편 늦은밤 사직서를 쓰고 나오는 수현, 갑수는 동생이었던 수현에게 대출부탁을 합니다. 차로 돌아온 수현은 이런 절망적인 상황들이 속상하고 눈물이 납니다. 영화는 20년 후 정학의 나레이션으로 전환되며, 각 사람들의 모습을 비추어줍니다. 투자 회사의 대표로 살아가고 있는 정학, 공장장으로 살아가는 갑수, 대기업 대표로 자리잡은 전 재정부 차관. 잘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잘 살고있고, 바뀌지 않은 대한민국을 보여주며, "위기는 반복되고 위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사고하라", "당연한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항상 깨어있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라" 는 수현의 나레이션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3. 느낀점 및 총점
이 영화를 통해 IMF 외환위기에 대해 다시한번 기억하면서 그 아픔의 시간들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 국가적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이 힘을 모아 희생했던 시간들을 회상하니, 우리 국민들의 국민성이 참 멋지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 정부의 위기대처능력과 무능력한 모습들은 아쉽고 씁쓸했던 부분입니다. 위기를 통해 대한민국이 더 내실있는 나라로 성장한 것은 맞겠지만, 그만큼 많은 희생과 댓가지불이 뒤따랐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할 것입니다. "위기는 반복되고 위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사고하라,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항상 깨어있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라" 마지막 수현의 대사를 끝으로 영화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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